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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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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일제강제동원 역사관의 상징인 ‘진혼의 다리’와 롯데그룹의 ‘샤롯데’는 어떤 관계일까?

방수영 2018-11-10 3780
국립일제강제동원 역사관의 상징인 ‘진혼의 다리’와 롯데그룹의 ‘샤롯데’는 어떤 관계일까?

국립일제강제동원 역사관 4층 ‘나비의 꿈’이라는 카페에서 차를 마시면, 이 지역이 훤히 다 잘 보인다.
이 건물은 대연동에서 입지적으로 좋은 곳에 자리하고 있으며, 대연동의 단연 ‘랜드마크’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또한 대연동은 UN기념공원, 부산박물관 등 부산 내에서 역사를 기념하는 공간이다.
국립일제강제동원 역사관은 대한민국 건축대상에 내 놓아도 손색이 없을 만큼 꽤 의미가 있는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렇게 국립일제강제동원 역사관은 외부적으로도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고, 내부적으로도 가치있는 상징물로 꾸며져 있다.
그런 상징물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풀어보는 것은 필자의 전공이자 취미생활이 되어 버렸다.^^

필자는 그런 내부 상징물 중 하나인 ‘진혼(鎭魂 ; 죽은 사람의 넋을 달래어 고이 잠들게 함)의 다리’에 대해서 이야기 해 볼까 한다.
‘진혼의 다리’는 국립일제강제동원 기념관 내부 5층에 세워져 있다.
4층,5층,6층 세 개의 층을 연결하여, 가운데를 비어있는 공간(Void)으로 처리하였다. 그렇게 시야를 터 주고, 중간에 다리를 놓았다.
그 다리가 ‘진혼의 다리’이다.

나는 이 진혼의 다리를 처음 보자 마자 롯데그룹의 ‘샤롯데’ 사인을 떠올렸다.
(롯데그룹의 샤롯데 시어터는 이미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로 유명하다. 물론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호0남 카사노바의 ‘탄식의 다리’와도 관련이 없지 않을 것만 같다.)
롯데그룹의 샤롯데의 사인은 손가락으로 허공에 동그라미를 그리면 나오는 그런 모형이다.

샤롯데는 괴테의 소설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 나오는 여주인공의 이름이다.
좋은 집안에서 태어나 부족함 없이 사는 청년 베르테르는 어느 날 아름다운 여인 샤롯데를 보고 사랑에 빠지고 만다. 그러나 샤롯데는 베르테르와 사랑을 나눌 수 없는 다른 남자의 아내이다.
이 소설은 베르테르가 샤롯데에게 쓴 사랑의 편지로 엮여져 있다.
그러나 결국 사랑을 이루지 못한 베르테르는 샤롯데의 남편인 알베르토의 권총으로 아무도 모르게 죽음을 맞이하는 것으로 결말을 맺는다.
당시 사랑으로 고뇌하는 ‘베르테르의 열병’은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져나갔다.

나는 이 ‘진혼의 다리’를 보며, 일본군 성노예였던 피해자 여성과 일본군이었던 가해자 남성이 윤회로써 맺어질 다음세상을 그려보았다.

‘소녀시절 끌려가 평생을 억울하게 살았던 위안부 할머님들,
다음 세상에 태어나면 두 남자의 사랑을 받는 샤롯데가 되세요.
총칼의 위협으로 000당한 전생에서 벗어나, 베르테르의 플라토닉한 사랑도 담뿍 받으시고, 그 원한을 푸세요.
그리고 다음 세상에는 베르테르뿐만 아니라, 당신만을 사랑해 주는 남편과 아이들을 만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총칼로 조선여자들을 겁탈하여 여인들을 괴롭힌 일본군은 다음 세상에 베르테르로 태어나서 사랑의 열병으로 속앓이를 하다가 샤롯데 남편(조선남자)이 주는 총으로 00하거라.’

어떤가? 이런 나의 해석으로 일본군 강제성노예 여성들이 넋이 조금이나마 달래졌으면 좋겠다.
‘진혼의 다리’가 이런 윤회를 꿈꾸면서 비참한 여인의 ‘업보’를 만회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까?

내 나름대로 생각해 본 것이지만, 앞뒤가 안 맞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또한 이런 말로 마무리를 짓기가 좀 그렇지만, 이 기념관에 롯데그룹이 얼마나 기여를 했을지 궁금하다.
롯데는 일본의 자금으로 운영된 한국인 대표가 운영하는 우리나라 재계서열 5위인 기업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