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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

[12월] 2023년 하반기 추도순례 후기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 2023-11-29 265

2023년 하반기

국내 추도순례 후기

- 군산 · 목포 · 여수 · 부산 -



추도순례란,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의 목적사업으로 일제강제동원 피해자 및 유족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원 사업. 유족 위로 및 역사의식 고취, 한일관계 개선 계기 마련 등을 위해 강제동원지 순례 진행.

 



11월 24일 금요일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에서 열린 일제강제동원 피해자 추도식 기념 사진(부산)


대전의 동양척식주식회사를 시작으로 1121일에서 24일까지 4일간 군산·목포·여수·부산의 일제강점기·강제동원 관련 일제수탈현장 15곳을 방문하였다.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아 풀이 무성하게 자라있고, 해설을 듣지 않으면 모르고 지나칠 현장이 너무 많았습니다. 이는 마치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현실과도 같았습니다. 분명 존재하지만 외면 받고, 관심이 필요하지만 점점 잊혀지는, 과거의 한 페이지인 것만 같아 마음이 아팠습니다.


 

11월 21일(화요일) 대전형무로 옛터를 찾은 일제강제동원 피해자 유족들

일제강점기 독립투사를 수감하기 위하여 만들었던 곳이다. 안창호, 여운형, 박헌영 등이 수감되었다.


현재 우리나라는 100년 전과 비교하여 엄청난 경제성장을 이루었고, 산업국가로서 입지를 굳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선진국의 반열에 올랐습니다. 이러한 결과가 있기까지 억울하게 피 흘리고, 돌아가신 분들이 있습니다. 이와 같은 통한의 역사를 잊는다면, 국가의 빈부를 떠나 또다시 눈물로 점철된 역사를 되풀이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일제강제동원역사관에 근무하고 있지만 유족을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군산에서 진행된 유족간담회를 통해 피해자 한 분 한 분의 사연을 들을 수 있었고, 부산항에서 열린 작은 추도식을 통해 타국에 강제징용된 가족을 추모하며 함께 눈물 흘리기도 하였습니다. 이는 책이나 미디어에서 보던 것보다 훨씬 강렬했고, 인상적이었습니다. 유족들과 함께 추모하는 시간을 가지며 그들의 삶을 이해할 수 있었고, 이러한 경험을 했다는 것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벅차고, 뿌듯했습니다. 동시에 제가 하는 일에 대한 보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11월 21일 화요일 유족간담회 시작 전 유족들의 건강을 체크하고 각 피해자들의 사연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군산)


목포에서 태극기를 들고 미소 지으며, 만세를 외치던 유족들의 모습이 문득 떠오릅니다. 강제로 끌려가 작은 주먹밥 한 덩이를 먹으며 버티었던, 그러한 아픈 역사를 가진 그들의 후손이 이제는 자유로이 태극기를 들고 소리칠 수 있다는 것은 제게 또 다른 형태의 감동을 주었습니다. 이제 우리가 역사를 위해 해야 할 일은, 이들을 기억하며 계속해서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앞으로 추도순례의 참가 범위가 확대되어 많은 이들이 일제수탈현장을 방문하고 기억하여, 미래세대에서도 관심이 지속되는 이야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11월 22일 수요일 목포근대역사관에서 독립만세를 외치는 유족들

11월 23일 목요일 1926년 일제강점기에 조선인과 중국인 노동자들이 정과 망치만으로 건설한 마래터널을 방문한 유족(여수)

11월 23일 목요일 강제징용 당시 부관연락선의 출발지였던 부산항 제1부두에서 부모님께 인사를 올리는 유족의 모습



11월 24일 금요일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에서 열린 일제강제동원 피해자 추도식에 참석한 유족들 

11월 24일 금요일 추도식을 마친 후 '기억의 터'를 방문한 유족들(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


11월 22일 수요일 목포 강제징용 노동자상 옆 비석 '기억하지 않는 역사는 되풀이된다.'


글을 마치며, 목포를 탐방하며 본 비석의 내용으로 글을 마무리하고 싶습니다. ‘기억하지 않는 역사는 되풀이된다.’ 과거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습니다. 이를 가슴 깊이 새겨, 미래세대에 실상을 알리고, 강제동원피해자의 한을 풀어드리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